한국과 중국 조선족의 언어, 문자사용에서의 차이(29)

주청룡 글

2011-03-08     주청룡

[서울=동북아신문]합성어의 표기에서도 사이읏표기법외에 일부 어근 표기에서도 부동한 점이있다.

합성어 표기는 낱낱 어근을 명시하는 것이 원칙이나 어원 의식이 희박한 경우에는 명시하지 않도록 되어 있어 이것은 한국과 중국의 조선족이 동일하다. 그러나 어근을 어떻게 분석하는가에 따라 몇몇 합성어의 경우 표기법의 차이가 보인다.

한국 중국의 조선족

올바르다 옳바르다

벚꽃 벗꽃

우에서 ‘올바르다’는 한국에서는 ‘올’의 부분이 어원 의식을 잃었다고 판단하여 발음대로 ‘올바르다’라고 표기하는데 반해 중국의 조선족들은 ‘옳다’의 어간이라 판단하여 ‘옳바르다’(발음은 [올바르다]로 동일함)라 표기한다. ‘벚꽃’은 한국에서는 ‘벚’과 ‘꽃’의 합성어로 파악한데 반해 중국의 조선족들은 어원 의식을 잃었다고 판단하여 ‘벗꽃’으로 표기한다.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승강기’

사람이나 화물이 자동적으로 위아래 층으로 오르내릴 수 있도록 만든 계단 모양의 장치를 한국에서는 영어로 에스컬레이터[escalator]라 하고 중국의 조선족들은 한자어로 ‘계단승강기’라고 한다. 한국어사전에는‘계단승강기’를 ‘에스컬레이터’의 북한어라고 하였다.

‘계좌’와 ‘구좌’

금융기관에 예금하려고 설정한 개인명이나 법인명의 자리를 한국에서는 ‘계좌[計座]’라 하고 그 자리의 번호를 ‘계좌번호’라하며 중국의 조선족들은 ‘구좌[口座]’라고 하고 그 자리의 번호를 ‘구좌번호’라고 한다.

‘택배’와 ‘문전송달’

우편물이나 짐, 상품 따위를 요구하는 장소까지 직접 배달해 주는 일을 한국에서는 ‘택배’라 하고 중국이 조선족들은 ‘문전송달’이라고 한다. ‘택배(宅配)’의 어원을 보면 ‘집 배달’ 또는 ‘문 앞 배달’을 たくはい (宅配) 라고 하는 일본어한자음[宅配]에서 온 것으로서 한국에서도 ‘택배’란 단어를 쓴 력사는 20년도 안된다.

‘장갑’과 ‘수갑’

손을 보호하거나 추위를 막거나 장식하기 위하여 손에 끼는 물건을 한국에는 ‘장갑’이라 하며 중국의 조선족들은 ‘장갑’ 또는 ‘수갑’이라고 한다

한국어사전에는 ‘수갑’을 ‘장갑’의 북한어라고 하였으며 조선말대사전에는 ‘수갑’= ‘장갑’이라고 하였는바 중국의 조선족들은‘수갑’을 사투리가 아닌 표준어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수갑’이라고 하면 죄인이나 피의자의 행동이 자유롭지 못하도록 양쪽 손목에 걸쳐서 채우는 형구인 ‘쇠고랑’으로만 리해를 한다.

[에피소드]

한 회사에서 있은 일이다. 갓 한국에 온 중국동포가 자기가 쓰던 장갑이 닳아 구멍이 나자 작업반장에게 “수갑을 주세요. 저에게 수갑이 없어요.” 라고 하자 작업반장이 의아하게 생각하며 “이사람 죄수라고 수갑을 달라고 하나? 무슨 뜻인가요?” 라고 하였다. 그러자 그 중국동포는 장갑을 낀 손을 내 밀며 나의 수갑이 닳아서 구멍이 났어요.”라고 하자 작업반장은 “그것이 장갑이지 어디 수갑인가?”라고 하자 다른 한 동포가 “중국의 조선족들을 이것을 장갑이라고 하지만 수갑이라고 도 해요.” 라고 해석하였다. 작업반장은 그저 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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