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대회 이모저모

김정룡 글

2011-02-18     김정룡

[서울=동북아신문]장기훈수는 뺨을 맞으면서도 한다. 장기 참여도가 높다는 뜻이다. 우리민족은 확실히 장기애호가들이 많다.

지난 1월 30일 아침 기온이 -16℃로 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다. 재한조선족 70여 명의 장기애호가들이 아침 일찍 추위를 무릅쓰고 방방곳곳에서 출발하여 서울가리봉동에 위치한 중국동포타운신문사에 모였다. 제1회 재한중국동포 민속장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대회 시작1시간 전에 미리 다 모였다. 정말 열정이 대단했다. 몸은 춥지만 맘은 굉장히 뜨겁고 흥분되어 있었다.
대회는 64명의 선수가 참가하여 결승까지 토너먼트로 진행되었다. 이번 대회의 특징을 몇 가지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중국에서 프로로 활동했거나 그에 상당한 수준을 갖춘 선수들이 절반을 차지해 게임수준이 높다는 것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참가선수 중 흑룡강성, 요녕성, 길림성 내 연변을 제외한 타지방 사람이 합쳐 반이 되고 나머지 반은 연변출신이다.
우승부터 3등까지는 물론이고 8강에 든 선수 전체가 연변출신이다. 이는 연변의 장기수준이 타지방보다 높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선수연령구조는 최연장자가 1943년생이고 최연소자가 1984년생이다. 우승은 1969년생인 한명도가 차지했고 준우승은 최연장자인 이청송, 3등은 최연소자인 김철이다. 우승부터 3등까지 연령구조가 참 기묘했다는 것이 이번 대회에 있어서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선수들이 일제히 한국 땅에서 장기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대단히 기쁜 일이라고 입을 모으면서 주최 측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장기대회를 통해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는 기쁨과 즐거움 또한 가슴이 뭉클해나는 좋은 일이었다.


한국 땅에서 처음으로 조직된 장기대회이지만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것이 선수들의 긍정적인 평가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첫 토너먼트 게임시간이 25분으로 시작되어 너무 촉박했다는 것이다.
주최 측은 이번 대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 멋진 대회를 조직할 것을 약속하며 제2회 재한조선족장기대회를 2011년 추석에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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