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같은 세상 풀같은 살이

2011-02-02     송은영 특약기자

  한영남 시

 

 

풀이

더 작을수 없이 자다만 풀이

땅에  엎디여 운다

더 낮을수 없이 조그만 소리로

흐느낌을 섞어서

풀이 운다

 

하필 풀로 태여나

오도가도 못하고

하필 작은 풀로 태여나

밟히기만 하고

누구의 눈에 우러러 뵌적도 없이

그냥 그렇게

안타까운 삶을 살다가 아파서

풀이 운다

 

꽃보다 더 질긴 생명이면서

꽃보다 항상 바보취급을 받았고

바람보다 더 실제적이면서

바람보다 항상 슬픈 존재로

아무에게도 하찮게만 보여온

 

바위를 뚫는 힘을 가지고있으면서도

남을 아프게 한적이 한번도 없었고

남을 위해 자기의 푸르름과

자기의 호흡과

자기의 생명까지도 다 바칠줄 아는

 

걸레가 우는 까닭을

먼지가 우는 까닭을

자다만 별부스레기가 깊은 밤 속깊은 울음 우는 까닭을

감내하고

그들을 위해

한사코 풀은 울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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