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자신작시

다도 (외2수)

2010-09-29     송미자

다도 

 
뜨거운 열에 바친 생이
뜨거운 물 만나 부활하다

숨결 고드러운 푸른빛
정기로 돌아오고

향긋한 내음은
담담한 맛으로

접어둔 빛갈이
고요히 펼쳐지는 가락

가슴과 가슴이
오선지 되다






언젠가는
젊어 뛰던 이날이
얼마나 그리워질가
지금은 너무 힘들어
더없이 지겨운 나날이건만

손군들의 재롱에
흐뭇해하시는 어머니
늙음을 비관하지 않으시는가
뙤약볕에 나를 업고
보따리 이고 령 넘던
옛말이 구수하다

어허 삶이여


호랑이


뉘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 했나

산중의 왕이라고
어좌 너무 높으니
식탁에 손이 닿지 않아
굶주림이 일쑤다

차마 옥모에
걸터먹는 추태 보일수 없어
어슬렁어슬렁 혼자
조용히 숲속으로
아사피난 떠난다

천생에
위풍은 갖추었어도
지혜는 모자라
여우의 잔머리에 빠져들어도
속히운줄 모르는
어리숙한 사나이

인간으로 환생하여
도심에서 살은들 어떠하리
고독한 령혼은 천부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