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바닷길도 뚫릴까?, 국내 바닷길은 뚫렸는데..
연 400조원 어마어마한 경제의 중심 ‘한중일 철도 해저터널’
일본과 중국을 날개 삼아 동북아 창공 날 한국 철도 기대
국내 최초의 해저터널이 지난 13일 부산시 가덕도와 경남 거제도를 이어주며 그 위용을 드러냈다. 48m 깊은 수심의 외해에 시공돼 세계 기록까지 세운 거가대교 해저터널은 그 자체만으로도 국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그 경제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언론과 전문가들은 부산~거제 1시간 생활권, 연 4천억 물류비 절감, 관광벨트 활성화로 인한 남해안 시대 도래 등 거가 해저터널의 경제 효율성을 높이 평가하며 동남 경제권의 급부상을 어김없이 점치고 있다.
이런 이슈 속에 국내를 넘어서 이웃 국가 간 해저터널을 추진, 수조원대의 경제 파급 효과와 더불어 신동북아 시대의 중심에 한국이 우뚝 설 수 있다는 프로젝트가 주목을 끈다.
현 이명박 정권을 비롯, 노무현, 김대중, 노태우 대통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는 긴 시간 동안 논쟁이 되어 온 ‘한중일 해저터널’ 프로젝트가 그 것.
국내 최초 해저터널을 성공한 시점과 맞물려 왜, 한중일 3국의 해저터널을 주창하는지 민간 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사)동북아공동체연구회를 통해 알아봤다. 장민수 기자
한중일 해저터널의 역사와 과정
한중일 해저터널은 한중일 3국을 기차가 달리는 해저터널로 연결하자는 것으로 한중일 경제협력 프로젝트다.
일한터널연구회에 의하면 1913년 일본 내에서 자국의 물량 수송을 위한 일본-부산 간 철도용 해저터널과 이를 연계해 중국까지 횡단 열차를 달리게 하는 루트가 해저터널 구상의 시발점이 됐다. 이 의미가 3국 간 경제협력 방안으로 발전되면서 1990년대 노태우 대통령이 방일 중 한일 해저터널의 실현을 제창한 것이 한일 양 국 간 해저터널 외교의 첫 걸음이었다.
이후로 김대중, 노무현, 현 정권까지 대대로 해저터널의 필요성을 인지하는 정부 차원의 대응과 일한터널연구회, (사)동북아공동체연구회, 부산발전연구원, 경기개발연구원 등 양 국의 민간단체 및 지자체 연구기관을 주측으로 한 활발한 논의들이 다년간 계속 이어져 왔다.
여전히 건설 실행에 대한 뚜렷한 진전은 없지만 이번 국내 최초의 해저터널 거가대교가 1994년 사업타당성 조사를 시작해 15년만에 다리를 완공한 것만 보아도-한중일 3국간 바닷길을 여는-이 국경을 초월하는 프로젝트가 얼마나 큰 수고가 들지는 예상된다.
지금 한국 정부는 국토발전전략의 초광역권 개발계획에서 한-중,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한국교통연구원을 통해 타당성 여부를 조사연구 중에 있다. 한중 터널에 비해 진전을 보이는 한일 터널은 일본 측 출발지로 예정된 가라쓰(唐津)에서 쓰시마섬에 이르는 일본해저 구간은 이미 지질조사를 완료한 상태다. 지난 7월 제주도에서 열린 대통령직속지역발전위원회(위원장 최상철) 국제심포지엄에서 일본은 이 같은 상황을 전하며 한국 해저 구간의 지질조사에 대한 공조를 요청해 온 것이 현재까지의 진행과정이다.
한중일 해저터널의 녹색 경제성 ‘최고’
경기개발연구원은 2030년이 되면 한중일 3개국이 전 세계 GDP의 29.3%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며 동북아 경제권 통합에 대비한 국제 규모의 대중교통시설의 필요성, 한중일 해저터널이 창출할 경제 효과에 대해 발표했다.
“한국에 116조원을, 중국에 150조5천억원을, 일본에 8조6천억을 창출해내어 총 257조1천억원의 경제 효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계와 금속, 광산 방면에서 99조9천억원의 부가 효익도 가져다 주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기존 부산-후쿠오카 쾌속선의 소요시간이 3시간대나 한일 해저터널이 건설되면 1시간으로 줄어들고, 한중 해저터널의 중국측 연결구간인 산동반도(웨이하이)~베이징·상하이에만 2억7200만명의 인구가 밀집해 있는 현실 등을 감안하면 한중일 해저터널은 여객 및 물류 비용 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판단이다.
특히 최근 이슈가 되는 녹색성장 측면에서 볼 때에도 아시아를 연결하는 철도는 지구 환경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3월 (사)동북아공동체연구회가 개최한 ‘동북아미래포럼’에서 허재완 중앙대학교 교수는 “한중일 해저터널 건설은 유례가 없는 거대 규모의 교통시설 프로젝트로 산업에 끼치는 파급효과가 클 뿐 아니라 특히 한국이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 부상해 동북아 경제중심지로서의 선점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대동맥 이을 ‘철도’ 해저터널
한중일 해저터널이 동북아 국가의 경제 발전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대형 프로젝트라는 것은 한중일이 의견을 같이 한다.
여기에 (사)동북아공동체연구회 이승률 회장은 한중일 해저터널의 의미를 ‘철도’에 초점을 두며 더 넓은 시각으로 제시했다.
“지금 중국은 2012년까지 장춘에서 훈춘까지 고속철도화 계획을 발표했고, 이 철도가 완공되면 인근 북한지역인 나선시(나진,선봉)와 청진시까지 철도가 연장되고 물류 및 운수산업이 확대되리라는 예측을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북한에 새로운 경제수익 모델로 작용돼 중국과의 경제 문호 개방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여기에 한중일 해저터널이 연결되면 남북 철도를 개통할 수 있는 분위기와 더 나아가 대륙철도와 연결되는 그야말로 초국경 시대의 도래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이 SOC의 기반이 바로 경쟁력 있는 ‘철도’라는 점에 주목할 수 있다"
이 회장은 한중일 해저터널이 아시아권의 경제공동체 열쇠로서, 이는 북한의 협력을 자연스레 유도할 수 있는 분위기와 국제투자환경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일이 되리라고 봤다. 이럴 경우 그는 남북 철도의 연결을 넘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유라시아 대륙 철도의 개통도 충분한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중일 해저터널로 연결된 3국 관계는 IT와 문화 강국인 한반도에 한류 폭풍을 일으킬 적잖은 긍정적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철도가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북아지역을 초국경의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대동맥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함축하며 한중일 해저터널의 청사진을 그렸다.
해저터널 실현 가능할 것인가?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도 만만치 않다. 경제성과 재원 마련, 기술적 측면, 안전성 담보는 물론 한국이 통과 지역으로 전락하거나 북한의 고립화를 고착화함으로써 반(反)통일적 발상으로 퇴색되지는 않을까 하는 다양한 논란이 존재하고 있다.
이런 논란을 이승률 회장은 ▲집단안보체제 및 동북아 경제권의 가시화 ▲한중일 간 역사 문제 및 영토 문제에 대한 진전된 합의 ▲동북아 경제권에 대한 비전을 공유한 강력한 리더십의 정치지도자 ▲국가간 대중교통인프라(고속철도)에 대한 지속적인 필요성을 제기하며 여론을 주도하는 전문가 그룹 결성 등이 선결요건이 되어 해저터널 실현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논란들이 해저터널 추진의 장애가 되어선 안 된다고 거듭 강조하는 그는 세계화의 흐름에 발맞춰 지역간 초국경 경제협력을 기반으로 문화·기술·교육·환경 등의 녹색성장 정책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국제 컨소시엄 프로젝트로 고속 해저철도 방안을 추진하고, 이를 위한 시대적 당위성을 공론화해야 한다는 견해다.
더불어 그는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협의 되어왔던 3국간 공동FTA 논의와 함께 한중일 고속 해저철도 건설 문제도 다자간 협력 방안으로 실질적인 조사연구를 진행해 나간다면 동북아 해저터널의 실현은 기획 및 설계 5년, 준비기간 10년, 공사 10년으로 15~20년 정도의 기간이면 충분하다”라고 밝혔다.
이승률 회장은….
한편 연변과기대 대외부총장으로서 활동 중 2001년도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요청으로 시작된 평양과기대 건립 사역에도 동참해 대외협력 및 건축위원장으로 봉사해 온 끝에, 오는 10월 개학을 앞두고 있다.
20년에 걸친 오랜 기간 동안 종사해 온 연변과기대 및 평양과기대 건립사역은 동북아 지역내 산학연을 아우르는 혜안을 넓혀주었으며 특히 한반도를 중심으로 일본 열도와 중국 대륙을 소통·연결시키는 동북아 초국경지역개발(Cross-Border Regional Development)에 눈을 뜨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이에 2007년도에 통일부 등록 (사)동북아공동체연구회(www.nacsi.or.kr)를 발족하기에 이르렀고 지난 9월16일 연구회는 창립3주년을 맞았다. 연구회는 동북아 국가 간 경제발전과 평화 번영을 기초로 하여 남북한 통일을 지향하는 산학연구집단이며, 특히 한중일 해저터널건설을 동북아 초국경 경제협력의 Key-plan으로 삼고 추진중이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미국·러시아간 베링해협 해저터널 총괄 PM을 맡고 있는 게리 스파노비치 박사(美, 포틀랜드)를 준비위원장으로 위촉하여 ‘세계해저터널협회’ 구성을 추진중에 있으며, 해저 고속철도 및 터널 건설사업의 새로운 시장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한국철도건설의 대외 인지도를 높이며 국가경쟁력 발전의 실천적 대안으로 홍보하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철도신문)
제공=동북아공동체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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