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자신작시 흰구름 (외1수)
2010-07-02 송미자
송미자
모시 치마 모시 저고리
또 길을 나서셨습니다
금강산 큰 아들집에
흥부박씨 가져다 드린답니다.
백발에 백옥비녀
또 어디로 가십니까
지리산 딸집 들렸다가
한라산 작은 아들집
손군들 재롱 그리워 가신답니다
하얀 작은 보따리 이고
또, 또 가시렵니까
백두산 령감전에
자식들 잘 살펴 달라고
고사 지내러 가신답니다.
모시 치마 모시 저고기
백발에 백옥비녀
하얀 작은 보따리
또
또
또 떠나십니다
항상 정연한 나들이
아사달의 혼을 안고
또 떠나십니다
고목
머나먼 하늘나라 가신다던 로할배
첩첩산중 숲속 길옆에
리정표로 서계셨군요
풍상에 튕기여 난 울툭불툭 살갗
세월의 화살자리 력력하고
인고의 세월만큼
커다랗게 비여있는 가슴속
흐르는 정기 그윽하네요
늙을줄 모르는 령혼
초록빛 좌선으로 빛뿌리는
거룩한 뿌리의 향연이여
머나먼 하늘나라 가신다던 로할배
첩첩산중 숲속 길옆에
리정표로 서계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