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상전 모시듯 모셔야"

이정숙의 삶의 이야기

2010-01-30     이정숙

사람의 본성은 변하지 않지만 마음은 세월에 따라 변하는 요상한 존재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반백까지는 건강과 목숨을 초개같이 여겼다. 어떡하나 생명을 연장하려 하고, 약을 밥 먹듯 하는 어르신들을 보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병원문을 열지 않고 뚝뚝 뛰어 다닌 것을 무식이 아닌 자랑으로 여겼다. 그러다 어느날 부터인가 계면쩍게 "오래 살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아플가봐...." 하고 변명하면서 중국에서 몸에 좋다는 여러가지 "약"을 챙겨 오고 있다.

오늘에 와서 서로의 문안은 "아프지 않냐?" 이고, 들리는 말은 누가 아프다는 소리이고, 챙겨주고 싶은 것은 건강에 관한 거다. 강남벼룩시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무료건강검진" 알림이를 보고 신대륙이나 발견한듯 동네방네 전화해서 알렸다. 지난달에는 충남에 있는 동창생과 함께 검진을 받고 건강함을 서로 축하했다.

나에게는 복녀(실명)라는 동창생이 있다. 우유처럼 흰 피부에 복사꽃 같은 뺨을 가졌다. 생글생글 웃는 눈에 빨간 앵두입을 가진 미녀였는데 한국에서 여러해 일했다. 2008년 여러차례 통화하면서 원인모를 허리통증을 호소해 왔다. 구로디지털단지역 부근의 고시원에서 진통치료를 받으며 겨우겨우 식당파출부 일을 하고 있었다.

마지막 통화에서 내일 중국에 돌아가 한 두달 치료 받고 올테니 가정부 일을 알아봐 달란다. 흔쾌히 대답하고 "잘 치료하고 빨리 돌아 오라!" 고 했다. 그런 복녀는 돌아 가자마지 암세포가 전신에 퍼졌다는 사형선고를 받았다. 얼마후엔 가슴으로 낳은 외동아들의 대학 뒷바라지를 못다함을 한탄하면서 숨을 거두었다.

힘들게 일하는 우리 재한재중동포들 중 암을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한후 계속 한국에서 일하는 분들을 여럿 알고 있다. 그러나 병이 골수에 들어서 손을 놓고 저 세상으로 떠난 분들이 더 많음도 알고 있다.

보다 나은 내일은 돈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심신이 만든다.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다. 돈만 우러러 쫓기보다 자기 몸을 귀한 상전으로 모시고 받을어야 할 것이다.

1998년 나의 옆 테이블에 중국길림시에서 대학을 졸업한 야무진 중국인 처녀애가 배치받아 앉게 되었다. 자기도 부모도 肛門운동을 한다면서 좋은점과 방법을 알려 주는 것이었다. 곧이 듣지 않았고 웃기는 거라고만 기억했다.

그러나 그 기억이 있었기에 10년이 지난 오늘 여러매체에서 골반강화운동= 케겔운동= 괄약근 운동이요 하는 소리를 대번에 귀가 솔깃해져 귀담아 듣게 됐고, 중력에 의해 처지는 내 몸을 위해 실천에 옮기고 있다. 건강한 삶에 대한 정보를 애써 머리에 입력하고 있다.

몇 년전에 눈에 충혈이 지도록 피곤하게 일하다가 보니 눈앞에서 뭔가가 어른거리기 시작했다. 의학상식이 전혀 없는지라 뇌에 이상이 생긴 줄 알고 아줌마들에게 병을 봐 주는 "의사" 에게 물으니 치료할 수 있단다. 12만원을 주고 약을 샀고, 이틀을 먹은 후 너무 졸려서 도저히 일할 수 없어서 버려 버렸다.

그리고 나서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치료는 불가능하지만 시력에 별 문제가 없는 飛蚊症(비문증)이란 걸 알게 되었다. 그 후로부턴 어딘가 좀 불편하면 인터넷부터 검색하는 습관이 생겼다.

내 딱친구의 엄마는 노년에 여기저기 아프시니 아침에 일어 나자마자 정통편을 드시고 하루를 시작하는 습관이 있었다. 그러기를 몇년하다 어느 하루 위에 천공이 생겨 대수술을 하게 되었다. 나의 가족은 유전적으로 평생 돌도 소화시키는 튼튼한 위장의 소유자이다. 그런 나의 엄마도 관절약을 무턱대고 드시다가 위출혈을 하셨다 .

두 어머니 모두 80여세의 고령으로 돌아가셨지만 옳바른 약 복용법을 몰랐고, 위장 보호 약물을 병용하지 않았기에 수 십년 동안 드시고 싶은 것도 맘껏 못 드시고 고생만 하셨다.

아플 때 후딱 세상을 떠나면 행복하련만 죄 받은 인간은 고통스러울수록 목숨에 더 집착하지 않나 생각한다. 수명이 늘어난 오늘날 편안한 심신으로 질 있는 삶을 살려면 건강할때 건강과 질환에 대한 기초지식을 알아 두어야 할 것이다.

영혼은 맑은데 심령의 창구인 눈이 충혈되고, 누렇게 뜨고, 침침한 사람이 되지 말자. 꼭 눈의 피로, 충혈에 쓰는 점안액과 눈이 뻑뻑할 때 안구건조증에 쓰이는 아이리스 같은 인공눈물도 사용하자.

자식은 오복에 속하지 못해도 치아를 지킴은 내 복을 지키는 것이다. 내가 근무했던 직장의 간부 두 명이 60세도 되기 전에 틀니를 해 넣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잇몸 때문이 아니었을가 한다.

잇몸질환의 원인은 주로 치석이다. 치석은 잇몸을 내려 앉게도 하는 세균덩어리으므로 반년, 혹은 일년에 한 번씩 스케일링해야 한다. 정기적인 치아검사도 받아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상황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 나이 들어도 뭐든지 와작와작 씹어 먹으면서 사는 재미를 만끽하자!

인위적으로 빨리 키운 식자재들은 보기보다 영양소가 훨씬 적다. 꼭 센트롬 같은 복합영양제를 섭취하기 바란다. 절대 다수의 약들은 안전성 문제로 퇴출하였지만 100년 전부터 해열, 진통, 소염제로 널리 썼던 아스피린은 지금도 필수적인 의약품의 표준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40세 이상의 동포들에게 심뇌혈관(심근경색, 뇌졸증 같은 치명적인 폐색질환, 말초동맥성질환)질병과 예방을 위하여 항혈전제로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할 것을 권장한다.

나는 몇 년전부터 풍맞을 가봐 겁나서 교원출신이었던 사촌언니의 권고로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다. 나이들어 걸쭉해지고 있고, 피떡이 있을 내 피가 묽어지는 걸 상상하면서... 단 수술 15일 전 부터는 복용을 금지해야 한다.

평생 현역으로 주눅 들지 않고 즐거이 살려면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옳바른 식생활. 운동, 스트레칭으로 우리의 몸을 아끼고 보호해야 할 것이다.

고마운 고국에서 무료로 정규적인 건강검진을 실시해 주는데도 이용하지 않고 돈만 알고 내 건강은 몰라라 하는 아둔한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보건소에 정장을 한 회사원들과 내국인들은 많은데 동포들은 한 두명 밖에 없어서 오늘 "건강전도사" 로 자처하고 자판을 두드린다.

외국인 근로자 무료 건강 검진
기간: 연중 월~금 (공휴일 제외) 오전 9~11시
대상: 외국인 근로자 중 희망자
항목: 결핵검사, 혈액 검사 등 26 종목
장소: 서초보건소 2층 건강검진실 방문 (외국인 등록증이나 여권필요. 검사 전날 밤 10시 이후부터 금식)

결과 통보 방법: 검사 후 1~2 주일 내 개별 우편 발송
문의:서초보건소 2155 - 8122
위치: 3호선 양재역 8번 출구 바로 왼편

그리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1번 출구에서 나와 03 마을버스를 타고 가산초등학교 앞에서 하차한 후 외국인노동자전용병원에 가서 무료검진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특히 40세 이상의 여성분들은 산부인과에 가서 자궁, 자궁경부암 무료검사를 받기 바랍니다.
외국인전용의원 전화번호: 02-863-9966
내과. 정형외과. 일반외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한방과, 치과는 반드시 전화 확인, 예약)
진료시간
평일 오전 9시 부터 오후 6시까지 (1시간 전에 접수하셔야 함)
일요일 오후 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오후 4시까지 접수하셔야 함)

마음이 건강해야 몸이 건강하고,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하답니다.
미리미리 건강을 챙깁시다.
여러분 내내 건강하고 행복하소서!

[저작권자(c) 동북아신문(www.dbanews.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