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농사 (외2수)

<김철우 시>

2010-01-03     [편집]본지 기자

  행복

유리잔이 구울러 떨어지며
짤랑하는 소리에
마음이 흠칫하며 무너진다

너무도 어렵사리 찾아온
소중한 행복인데
간수할곳 없어서 쌓인근심
순식간에 날아났다

구멍뚫린 가슴에서
똘랑
땅에맞혀 부서지는 아쉬움

허전한 빈자리에
밀물처럼 모여들어 고이는
진주같은 깨달음
아,행복이란 원래 이런것인가

 

자식농사

누구나 평생에 단벌농사
마음만 가지곤
소원대로 되는것 아니더라

귀엽다고 사랑만
한가슴 넘쳐나게 안겨주면
되는대로 자라나 후환거리 되거늘

아픈채찍 종아리 후려치며
맘속으로 흘린눈물
올곧게 자래우는 지름길

먼훗날 그대의 무덤위에
이슬맺힌 꽃한송이
그리움에 향기뿜게 하려면

고생을 락으로
속썩이며 알심들여 지은농사
눈물로 천만배 보답할 것이다


갈대의 설음은

진흙 구덩이에 발을 묶여
오도가도 못하는
네 설음을 알것같다

나도 흙속에 정을 묻고
고향에 얽매여
너처럼 서럽게 산다만

행복은 다만 재부나
명예에 의해서
오는것이 아님을 잘안다

우리는 동병상린
아픔도 기쁨도 함께하며
즐겁게 살아가자

이겨울이 다 지나가면
또 새봄이 희망안고
우릴찾아 오겠지

오랜만에 너와나 웃어보자
가진것 없으면 뭐라하나
비워서 가득채운 지혜로

더도말고 덜도말고
차례진 몫만큼
한생을 값지게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