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국적 누가 가질 수 있나
정부가 그동안 엄격하게 제한하던 이중국적을 사실상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국내에서 외국인으로서의 권리를 내세우지만 않는다면, 해외에서 그 나라 권리를 행사하는 것까지 막지는 않겠다는 뜻입니다.
2년 전 한 인터넷 게시판에 30살 신 모 씨의 황당한 사연이 올라왔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군대까지 갔다 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불법체류자라며 과태료 고지서를 받은 겁니다.
신 씨는 화교와 한국인 사이에 태어난 이중국적자였습니다.
그런데 22살까지 반드시 한쪽 국적을 선택해야 하는 법을 모르고 기한을 넘겨 한국 국적이 자동 상실된 겁니다.
법무부가 마련한 법 개정안에 따르면, 이런 경우 군복무를 마치고 2년 안에 신고하면 두 나라 국적을 모두 가질 수 있습니다.
엄격한 단일 국적주의를 포기하고, 제한적으로 이중국적을 허용하겠다는 겁니다.
허용 대상은 태어나면서 이중 국적을 갖게 된 사람,
결혼 이민자, 한국 국적을 회복한 해외입양자,
국내 출생자로 20년 이상 거주자,
글로벌 고급 인재 등입니다.
단 "국내에서 외국 국적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내야 합니다.
남성의 경우 군필자만 허용하도록 해 병역 회피를 막았습니다.
석동현/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본부장은 "글로벌 시대 국제적 조류에 부응하고
저출산 고령화 시대 인구 순유출 현상을 개선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중국적 허용은 정부가 이중국적을 일일이 파악할 수도 없고 해외에서 그 나라 시민권을 행사하는 걸 막을 수도 없다는 현실론에 따른 것이지만, 원정출산이 늘어나는 부작용도 우려됩니다.
MBC 뉴스 김연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