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조선족교회에서의 토론
2003-11-24 운영자
11월 23일, 서울조선족교회에서 10일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300여명 재중동포들은 중국정부에 드리는 탄원서를 놓고 저녁 예배시간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의사를 밝혔다. 연변에서 온 이채옥(여.55)씨는 “이번 단식농성은 우리가 중국국적을 포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한국에 좀 더 오래 머물러 있으며 돈을 더 벌어 가려는 것뿐이다. 우리는 중국에서 태어나 잔뼈를 굳혔다. 우리는 중국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흑용강성에서 온 이명수씨는 “중국정부의 혜택으로 수십 년 고향땅에서 근심없이 살아왔다. 한국에 좀 더 오래 체류하며 돈을 벌어 고향에 가 한족들 못지않게 잘 살아보려는 것이 염원이다.”고 속심을 털어놓았다.
길림에서 온 박충식씨는 “우리들의 진정한 마음을 중국정부에서 이해해주어야 한다. 한국이 고국이라 하지만 우리는 나서 자란 중국을 사랑한다”고 자신의 의사를 내비쳤다.
박평묵(요녕)씨는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이 한국국적이 아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자유왕래이며 고향에 돌아와 살 권리를 달라는 것이다. 이번 단식농성과 운동은 우리가 자진해 나선 것이지 그 누구의 부추김을 받아 한 것이 아니다. 서경석목사는 우리들을 대변해 나선 것 따름이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는 흩어지지 말고 똘똘 뭉쳐 힘을 내 정부의 확실한 답변을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숙(흑룡강)씨는 “중국정부는 우리의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
중국에서 돈을 벌 수 있으면 한국에 오라고 해도 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한국에서 외화를 벌어가지고 가면 중국에서는 우리를 환영해야 마땅한데 오히려 공항에서 벌금을 물게 하고 있다하니 기가 막힌다. 한국에서도 우리는 멸시와 천대를 받고 있다. 선조의 뼈가 묻힌 고국에 왔는데 외국인과 같이 취급하며 강제추방을 당하고 있으니 가슴이 터지는 것만 갔다”며 울먹이였다.
김인숙(심양)씨는 “한국정부는 우리를 외국인으로 취급하며 내쫓으려 하고 있다. 서럽기 그지없다. 일본정부는 해외에 있는 동족은 물론 동족의 사돈에 팔촌까지 일본에 모셔다 구제금까지 주며 따뜻이 안아주고 있다. 한국정부는 구제금은 제쳐놓고 마음 놓고 일하며 자유왕래 할 수 있게 해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서울조선족교회에는 지금 309명이 단식농성 10일째에 돌입했다. 오늘까지 52명이 실신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실려 가고 의사들의 구급치료를 받았다. 단식농성에 들어간 동포들은 물과 소금만으로 희미해가는 의식을 되살리며 정부의 답변이 나올 때까지 저마다 단식투쟁을 견지할 굳은 의사를 밝혔다.
/동북아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