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제 인생의 한 축입니다.…”

- 귀한동포연합총회 영동포지회 김신복 부회장의 이야기

2009-08-28     이동렬

서울 영등포구 대림2동은 ‘차이나타운’이라 불리는데 주민 2만명이 못되나 중국동포가 무려 7천여명이 살고 있다. 그중에도 한국 국적을 회복한 노인들이 많아 중국동포 노인복지가 사회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솔직히, 대부분의 노인들은 자녀들의 국적취득과 한국 초청을 위해 국적을 회복하였지만, 한국 생활 적응이 쉽지 않았다. 매일 시장통이나 비좁은 공터에서 멍하니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동포노인들을 볼 때 김신복 부회장은 너무 안스러워 눈시울 붉히기가 일쑤였다.

이에 귀한동포 영등포지회 김신복 부회장(58․여, 1994년 귀화)은 2006년 4월에 대림중앙시장 한 복판의 4층 빌라 건물 1층에 세를 내서 ‘귀한동포 경로당’을 오픈하였다. 보증금 1천만원과 월세 60만원의 3년치를 그녀가 전격 부담한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7월엔 사립 경로당으로 정식 등록을 마치었다.

이 경로당은 현재 만 65세부터 87세까지 중국동포 노인 106명이 회원 가입이 되어 있는데, 비록 35.5㎡ 남짓한 그리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동포 노인들은 아침 밥술만 놓으면 경로당을 찾아온다. 노인들은 이곳에서 마작도 놀고 춤과 노래도 배우면서 너무 즐거워한다. 경로당이 어느덧 그들 삶의 안식처가 된 것이다.

지난 3월부터는 김신복 여사는 하루 세끼 못 채우는 결식노인이 태반이란 것을 알고 여러 단체들의 후원을 받고 매주 5,000원씩 걷어 회원들에게 주 6일 점심을 제공하였다. 반찬도 호박볶음, 버섯부침, 멸치조림과 오이냉국. 소박한 찬이지만 정성을 다 넣었다.

김신복 여사는 노인들의 사회적응력과 봉사정신을 키우기 위해 노인예술단을 조직하여 동포 행사기간이나 양로원에 무료연출도 하였다. 그리고 귀한동포 노인봉사단을 조직하여 대림2동 지역 골목골목의 청소를 담당하였다. 노란 쪼끼와 모자를 착용한 봉사단은 그녀의 인솔 하에 주말과 비오는 날을 빼고 날마다 청소 봉사를 한다.

김신복 여사는 국적회복을 한 후, 중국동포들의 이미지 개선과 한국 사회 적응력을 높이려고 사회봉사활동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리하여 2007년에 영등포 자원봉사대학 제3기를 수료하고 자유총연맹 영등포지부 및 다우리 봉산단에 가입하여 봉사활동에 사명감을 갖게 됐다. 사회봉사를 마치 자기 "인생의 한축"처럼 여겨 갔다. 2006년부터 그녀는 현재까지 거리 청소 봉사활동 200여차, 독거노인 무료급식 봉사활동 136회, 홀몸노인 무료공연 13회, 무료급식 돕기 바자회 개최 20여차, 이외에 교통질서 봉사, 태안기름유출제거 봉사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봉사활동을 하였다.

김신복 여사는, "장애인들의 집을 찾아가서 손발 쓰기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목욕을 시켜주다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면 정말 가슴이 뭉클해나요. 우리들이 손발만 성해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가를 깨닫게 되죠. 그래서 봉사에 절대 게을리 할 수 없는가 봐요." 하고 말했다.

가진 자일 수록 부족한 자에게 무언가 자꾸 주어야 한다. 이게 봉사의 핵심이 아닐까? 그녀는 이 도리를 깨닫고 있었다.

이동렬 기자 ldl838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