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뜨네 달이 뜨네(송미자 외1수)

-민족의 통합에 한생을 기여하신 고 김대중 전대통령님의 령전에

2009-08-28     송미자

해가 뜨네 달이 뜨네
 
적막이 진을 친
아득한 지평선에
홀로 뜨는 해 힘겨워
울어 울어 반 백년
새벽을 교대하는 달이 손을 내밀 제
달 손 잡고 두둥실 뛰어오르네
웃으며 신나게 해가 뜨네


공포의 터널
거친 황야에
홀로 뜨는 달 힘겨워
울어 울어 반 백년
저녁을 교대하는 해 손을 내밀 제
해 손 잡고 두둥실 뛰어오르네
웃으며 신나게 달이 뜨네


우리의 족보를 찾자

아,
이 지도가 족보라면

백두산에 뿌리 내려
태백산 한라산에 줄기 뻗은
혈맥상통(血脈相通) 우리의 족보

반만년 배달족속
피를 잇고 살을 잇고
뼈를 잇고 대를 이은
혈연의 옥서(玉書) 우리의 족보

지금은 우리에겐
이 족보가 없다

한 백년 짓밟혀
쓰러진 우리 할아버지
사품치는 대양에 삼키어 객사하신 후
랭전의 회오리에 찢기어 날려간
우리의 족보를 찾자

반 백년넘도록 끊어진
우리 아버지 허리
병신 된 우리 아버지
정기가 모자라서 찾지 못한
우리의 족보를 찾자

아,
이 지도가 족보라면
아니, 이 지도보다 완벽(完璧)한
우리의 족보 그대로 찾아내자
후지산 화산재에 묻힌 한 조각도
콜로라도 협곡에 떨어진 한 조각도
씨비리 벌판에 뒹구는 한 조각도
황하의 누른 물에 싯기운 한 조각도
기어이 찾아서 다시 이어보자
동방지혜의 보석―우리의 족보를

해보다 밝고
별보다 빛나고
꽃보다 아름다운
우리의 새 족보
우리의 완벽한 족보를
우주의 호적등본(戶籍騰本)에 올리자
칠천만 배달겨레의 이름을 낱낱이 적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