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을 받아들여야 진정한 다문화사회"

- 샐러드TV 다문화방송국 박경주 대표 탐방기

2009-07-14     이동렬

박경주(여·42세)는 샐러드TV 다문화방송국의 대표이다. 수수한 모습에 소탈해 보이는 성격이 인상적이다. 독일 유학시절부터 이주노동자의 삶의 모습에 관심을 가져온 그녀는 말을 해도 "이주민"이요 "사회의 다양성"이며, "이주민의 인권"이다. 그녀는 무엇보다 다양성이 존재하는 한국 사회의 미래상을 그려내야 하는 언론사의 역할을 강조한다. 이 또한 샐러드TV 다문화방송국이 추구하는 가치이기도 하다.

현재, 박경주 대표의 샐러드TV는 총 8개 국어 사이트로 이주민의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국내 유일한 다국어 독립방송국이다.

박경주 대표의 이력서는 바로 그녀의 얼굴이다.

일찍, 홍익대 판화과를 졸업하고 독일 브라운슈바익 예술대학교와 베를린예술대학교를 다닌 그녀는 이방인으로서의 경험을 체험하였고, '이주노동자 베를린'(1999), '파독간호사'(2000) 등 사진작품으로 이주노동자의 삶을 보여주었다. 국내에 들어온 후 또 '인생이란?-이주노동자 뮤직 프로젝트'(음반, 2002), '사진으로 보는 이주여성의 삶' (화보집, 2004), '이주노동자 선거유세 퍼포먼스' (퍼포먼스, 2004) 등  작품 활동도 하였다.

그녀의 작품에 반영된 이방인과의 문제는 이방인을 공포와 편견을 안고 만나게 된다는 점에 있다고 본다면서, 인종차별 현실의 문제 해결을 위해 부정적 질책이 아닌 문제의 시발점으로 돌아가 평화로운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왜 계속 작품 활동을 하지 않지요?" 하는 기자의 물음에 "작품의 한계를 느껴섭니다. 작품 활동은 차차 하면 되지만, 이 시대가 지금 필요한 것은 이주민 관련 미디어이다, 는 생각이 들었어요."하고 박경주 대표는 샐러드TV방송의 전신, 이주노동자방송국을 세울 때의 일을 회상하였다.

일전 한 푼 후원이 없는 상황에서, 직원들에게 노임도 주지 못하고 자원봉사 격으로 몇 년 일을 해오다가, 작년부터 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직원들 노임(비록 적지만)도 주고 회사운영도 하게 됐다. 방송국 기자 및 직원 16명에 샐러드극단 31명, 총 47명의 식구들이 이제 조금 안정을 찾게 됐다고 한다.

샐러드TV 다문화방송국이란 명칭처럼 회사는 다문화 다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즉 예능, 아시아음악, 드라마, 다큐 등 다문화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가득하다. 다문화 예술 활동 공간으로 이주민과 내국인을 위한 문화 활동을 통해 실생활과 예술 활동에서 다문화 간의 소통을 도울 수 있는 샐러드 붐도 운영되고 있다. 또한, 아동과 청소년들의 다문화 인식개선을 위한 동화책과 다문화 교재도 출판한다. 2007년에는 네팔주민이 창작한 동화 ‘돌 깨는 아이들’을 출판하였는데, 올해도 이주민들이 참여한 창작동화책을 발간할 예정이다. 아울러 .아시아 미술 작품 전시 등 문학교류전을 통해 다문화 보급 및 확산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올해 해결해야 할 주 과제는 샐러드 극단의 정상 운영이다.

이주여성으로 구성된 전문극단 '샐러드'(단장 안순화)는 이주민이 문화적 역양을 한국사회에 알리고 내국인들의 다문화 감수성을 증진시켜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다문화에 대한 고정관념, 아시아에 대한 몰이해 등을 생각해 보는 기회를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극단 배우는 오디션을 봐서 한국말을 잘하고, 도덕성과 봉사성, 전문성을 겸비한 외국인 가운데서 11명을 뽑았다.   물론 배우들도 '다문화'이다. 다가오는 9월 셋째 주 정기공연을 앞두고 현재 연출 준비에 바쁘다. 공연 내용은 이주민이 직접 겪은 이야기로 스토리가 짜졌다. 지방공연, 방문공연, 소공연 등을 통해 최대한 수익을 창출한다는 복안이다. 그러자면 한국 사람을 대상으로 공연을 많이 해야 한다.

박경주 대표는 "다문화사회에 대한 인식은 한마디로 한국 사람이 바뀌어져야지요!"하고 말했다. 한국사회가, 한국사람이 다문화사회를 맞고 있기에 인식이 바뀌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현실을 보면, 다문화사회가 유행어로 번지고 있지만 한국사회의 진정한 다문화는 아직 멀었다. 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으나, 아직도 획일주의가 지배하고 다양성 자체가 보장되지 않다보니 사회의 약자 - 이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이는 한국사회 고질문제이기도 하다. 시민혁명이 있었던 유럽사회와 비교해보면 갈 길이 먼 것이다.

한국 다문회사회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박경주 대표는 이런 지적을 했다.

"한국사회는 아직 미등록이주노동자 문제가 해결 안 되어있습니다. 먼저, 불법체류자 자진출국 및 재입국제도를 한 번쯤 시행해야 합니다. 불법체류를 등한시 하지 말고 이주노동자의 문제를 골고루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마련해야 하지요. 다음은, 다문화가정 2세대들에 대한 교육도 잘해야 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문제가 생겨 폭발하게 되면 감당이 어려우니 축제나 행사 등 1회성에 그치지 말고 정부가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문화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샐러드극단만 봐도 그래요. 이주민들이 직접 극본 창작에 참여하고, 공연 준비에도 참가하게 해서 주인의식을 갖게 하니 모두 적극성이 대단합니다."

박경주 대표는 끝으로,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샐러드TV는 다양한 문호를 보여줄 수 있는 샐러드 언론 허브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결심했다.

본지 이동렬 편집국장 ldl8387@hanmail.net 

샐러드TV 다문화방송국 연혁

2005년

- 이주노동자방송국 한국어사이트 개국 (후원: 진보네트워크, 한국노동네트워크)

- 계간 소식지 '이주노동자' 신문 제 1호 발행

- 기획제작 영상‘고용허가제 시행 1년, 이주 노동자의 삶과 노동조건' 상영

- 로고 송 제작 (이주노동자밴드 스탑크랙다운)

- 제 1회 후원의 밤 개최(장소 : 참여연대 느티나무)

- 제 1회 시민기자 양성을 위한 미디어 교육 실시(장소후원: 미디액트)

- 한국인터넷기자협회 회원사 등록

- 인터넷언론네트워크 회원사 등록

- 종이 소식지 '이주노동자' 제 2호 발행

- 창작동화 출판 지원 선정(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06년

- 다국어 라디오 방송 개국

- 제2회 시민기자 양성을 위한 미디어교육 실시(후원 : 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 토론회 ‘이주노동자의 눈으로 본 2006 지방선거’공동 개최

- 개국 1주년 후원의 밤 (장소: 홍대앞 클럽 스테레오)

- 다음세대재단 문화다양성 기금 지원 단체 선정 (네팔어 사이트 개국 프로젝트)

- 제3회 시민기자 양성을 미디어교육

2007년

- 신문발전위원회 소외계층매체 지원사업자 선정

- 제4회 시민기자 양성을 위한 미디어 교육

- 인터넷 언론 특별상 수상 (주최: 인터넷 기자협회)

- 다국어 사이트 개국 및 기자회견

- 심포지움 '이주민과 미디어' 개최 (공동주최: 한국언론재단)

– ‘1963_ 2007, 그 곳’ 다국어사이트 개국 기념 공연 (공동주최: 그린피그)

- 창작동화 '돌 깨는 아이들' 출판 기념회

-  배화여자대학 통합교육지원센터 협정체결

- 창작동화‘아시아의 친구들’출판지원 선정(한국문화예술위원회)

- 부가통신사업신고(인터넷방송)

2008년

- 신문발전위원회 소외계층매체 지원사업자 선정

- 다문화가정 문화예술치유 캠프 지원 선정(경기문화재단)

- 예비 사회적 기업 인증

2009년

- 이주여성 극단  '샐러드' 창단

- 다문화방송국 Salad TV 로 명칭 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