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낡은 솜저고리

2004-06-28     운영자

한국에서 다섯번째 여름을 맞는다. 한국에 올때 진 비싼 이자돈을 다 갚고 두자식의 대학 뒷바라지를 하고나니 남은 돈은 없다.
지금 웬지 어릴 때 어머니가 입으시던 깁고, 색 낡은 검은색 솜저고리 생각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어릴 때 생각이지만 어머니의 그 솜저고리가 나는 너무나 보기 싫었다.
집 생활이 너무나 곤란한 것도 아니었는데 이해가 안 갔다. 어느 날 어머니가 외출한 틈을 타서 마을 밖에 몰래 버렸다가 어머니한테 혼난 적이 있었다. 어머니는 노여워하시면서(우리 조선민족은 허리띠를 졸라 매면서 자식을 공부시키는 민족이다)라고 타일러 주셨다. 지금 생각하면 한푼 두푼 모아서 아껴 쓰시면서 자식 공부시키시는 어머니의 마음이 너무도 존경스럽다. 지금 나는 돈 버는데만 생각지 말고 또 불법체류라는 불안한 마음에만 머물지 말고 늘 하나님과 함께 있다는 만족감으로 마음을 하나님께 의탁하면서 부지런히 일하고 아껴 쓰면서 열심히 뛰고 있다.


이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