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회와 컴퓨터

신길우의 수필 147

2009-05-17     [편집]본지 기자

 

申 吉 雨

문학박사, 수필가, 국어학자, 

서울 서초문인협회 회장  skc663@hanmail.net

 

1세기는 고도의 지식(知識)과 정보(情報)가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무한 경쟁의 정보사회가 될 것이다. 모든 정보가 돈이 되며, 새로운 정보일수록 값어치가 높게 된다. 또한 시간이 돈이 되며, 모든 시간은 그 직전의 시간보다 더 가치가 있게 된다. 따라서, 최신의 정보일수록 그 가치가 크게 된다.

그런데, 정보사회에서는 정보를 나 이외의 모든 사람과 정보 제공처에서 구해야 한다. 그리고, 제공받을 수만 있다면 보다 빨리 받아야 한다. 따라서, 정보사회 시대가 되면 자신에게 필요한 최신의 정보를 얼마나 빨리 얻느냐가 중요하게 된다. 정보를 얻지 못하거나 늦게 구하면 그만큼 남에게 뒤지게 된다. 연구도 생활도 정보의 효율성과 신속성으로 우열(優劣)의 결정이 난다.

이러한 정보사회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정보를 쉽고 편리하게 접할 수 있는 각종 기자재이고, 그것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다. 정보사회 시대에는 일의 기계화․자동화가 될 뿐만 아니라, 생활 무대의 광역화․세계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많은 정보와 접하고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는 현재로서는 컴퓨터보다 나은 것이 없다. 따라서, 21세기를 살아가려면 우선 컴퓨터의 활용 능력을 갖추는 일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필요한 지식과 정보는 물론,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각종 새로운 사실과 이론들을 컴퓨터를 통하여 쉽게 얻고 활용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1993년 한 해에 미국은 개인용 컴퓨터가 5000만대 이상이 팔렸고, 지금 인터넷에는 세계 각처에서 220~400만이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선진국에서는 밖에서의 조작으로 가전(家電) 제품끼리의 작동이 실용화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컴퓨터에 의한 통신과 자료 및 정보 교환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컴퓨터를 이용한 화상(畵像) 회의와 재택(在宅) 근무제가 도입되고 있다. 1996년도의 우리나라 컴퓨터 판매 목표는 200만대였다. 이제는 컴퓨터를 모르고는 살 수가 없게 되었다. 따라서, 필요한 기능을 갖춘 컴퓨터의 보유(保有)는 현대인에게 절대적으로 우선하는 필수조건이 되었다.

그런데, 우리의 실제 현실은 어떠한가? 아직도 공공기관의 컴퓨터는 구형이 주종이라고 한다. 실제로 여러 정보를 활용하여 많은 업무를 처리하여야 할 회사와 기관의 것이 낙후(落後)되어 있는 것이다. 오히려 가정의 컴퓨터는 펜티엄 급의 고성능의 것이 보급되고 있다. 10살도 안 되는 아이들만 있는 가정에서도 그들을 위해 고성능의 컴퓨터만 구입하고 있다. 최근에 와서, 많은 기관과 회사 등에서 고성능 컴퓨터로의 교체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또한, 컴퓨터의 활용도(活用度)도 문제이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고성능 컴퓨터가 사장(死藏)되고 있다시피 하고 있다. 기껏 이용한다는 것이 게임이나 오락, 아니면 영화나 음악 청취, 때로는 각종 저질 프로그램을 보는 것으로 쓰이고 있다. 수량만 늘었지 질적인 활용은 부끄러운 실정이다. 컴퓨터 시대이니까 알든 모르든 있어야 하고, 갖출 바에는 남에게 뒤질세라 고성능의 것만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가정의 컴퓨터 구입 자세이다. 부모들은 마련해 주는 것으로 만족하고 아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는 관심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컴퓨터를 앞에 하고만 있으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으로 알고 안심이라는 심정이요 태도이다.

물론,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는 나으니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을 얼마나 유효(有效) 적절(適切)하게 활용하느냐 하는 것은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큰 문제라는 것을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용할 줄을 몰라서 사장(死藏)시킨다면 아예 구입하지 마는 것이 보다 실리적(實利的)인지도 모른다. 컴퓨터가 단순한 오락기가 되지 않도록 그 활용에 적극 힘쓰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보사회에서는 컴퓨터 없이는 살 수가 없다. 그러므로, 고성능의 컴퓨터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효율적인 활용 없이는 컴퓨터는 한낱 쓸모없는 비싼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컴퓨터의 장만과 적절한 활용 능력, 이것은 다가올 21세기 정보사회 시대를 준비하는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일이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