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시와 인생 3

2009-05-16     송미자
백 목 련



순수의 소리 아가의 첫울음같이 깨끗하다
순수의 존재 아가의 살갗같이 여리다
순수의 자태 아가의 손짓같이 거짓없다
순수의 빛 아가의 눈동자같이 맑다
순수하다 못해 서러운 생명이여

순수만이 삶의 이유로
하얀 빛 외의 것은 보지 않는 지조
락화암 삼천궁녀의 하얀 비명이
아름다운 잔인함으로 아스라이 날리는가
순수하다 못해 비장한 운명이여

봄이면 봄바람은
세월의 순수를 맹세하듯
하얀 구름 닮은
할머니의 모시저고리를
진달래 개나리 벗꽃의 하늘에 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