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고수

시들지도 썩지도 않는 중국산 썅차이 -<주정배 취설>

2009-05-03     정창준
썅채 !

고향에 있을때는 썅채를 즐겨 먹었소,

썅채란 중국사람들이 즐겨 먹는 채소중의 하나인데 그요리법이 대한민국의 미나리와 흡사하다고 할가 싶구만,

썅차이는 중국말 그대로 한국어로 직역한다면 향채라고 함이 적당한것 같소. 즉 다시 해석하면 향기나는 채소란 말이요.

아마도 이향채는 내가 어릴적 약 60년도 후반쯤 우리 동북에 유행 되기 시작하였는데 ... 처음에는 우리 조선족들은 그 향채를 썩 즐기지 않았던 것 같소.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 향채를 빈대내가 난다고 도리질에 더불어 손사리질도 하였댔소.

그러나 점점의 불꽃이 요원을 태운다고 중국요리속에 들어 있던 향채를 조금조금 맛보기로 먹던 조선족들도 이젠 그향채를 생으로 외(오이)처럼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서 그향이 약하다고 푸념을 할 정도이오.

그 무슨 옛날 향채는 작았다는둥 ... 옛날 향채는 여리였다는둥 ... 옛날 향채는 작고 여리여도 향은 대단히 진했다는둥 ... 이런것을 두고 죽은애 나이 헤기라고 하는가 보오 다시 말하면 흘러간 세월을 아쉬워 하듯 쓸데 없는 짓이란 말이오.

이런 푸념은 이 주정배가 옛날 진로술을 회고 하는 것과 별반 다름이 없는 것 같소. 옛날에는 반병이면 반주술로 족하던 이술이 요즘은 한병도 반주술로 모자라 불만 하는 이 주정배 불평과 흡사 하다는 말이요.

썅채는 대한민국에도 있다고 들었고, 산속에 스님들이 즐겨 먹는다고 들었소. 그리고 신당동 중앙시장에 가보면 한국 할머니들이 이썅채를 팔고 있는것을 종종 볼수도 있었소. 그리고 이썅채는 한국명으로 고수라고 불린다고도 하오,

고수란 한자어 같은데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불러진 이름인지 이 고수란 명사는 어디서 왔는지 어근이 어디서 생겼는지 ... 이풀, 썅차이 아니 고수의 원조는 어디인지 ...알길은 바이 없구만.

대한민국국민들이 이채소에 관심이 없듯 이주정배, 나도 이이름은 어떻게 지어진것인지 관심이 없소 .

전번 일요일날, 구로에 있는 친구집에서 개를 잡았다고 ...

구로에 가서 개고기를 만포식하고 집으로 돌아 오려는데 ... 내가 술김에 그 향채를, 오래만에 먹는 향채에 뽀인트를 주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더니만 친구의 마누라가 떠날 때 개고기에 향채 두 단을 뽀나스로 주는데 ... 어찌나 고맙던지 ...

이 주정배가 향채두단 받고 허리를 그렇게 굽신거리기는 반평생 처음인 것 같았소.

그리고 이튿날에도 친구집에서 가져온 개고기에 썅채를 듬뿍 넣어 소주를 마시는 이주정배는 그 썅채의 향긋한 맛에 감탄에 이어 그친구에 고마움을 금할 수가 없었소.

오 ~ 얼마만에 먹고 몇해만에 맛보는 썅채인가 ...

난 썅차이 향기에 취하였소.

............

............

그리고 이주정배는 깜빡 잊고 그향채를 냉장고에 넣어 둔채로 일주일 지난 오늘에야 재발견 하였소. 난 이젠 다 썩어 벼렸겠다고 나의 소홀함에 더불어 기억력상실증을 나무라며 이젠 치매에 저고리까지 걸렸다고 자신을 탓하며 비웃으며 그 썅채 봉다리를 풀었소 .

오 ~ 글쎄 이 썅채가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것이 아니요. 난 너무나 반가웠소 .

그리고 그썅채를 냉수애 담구었소 그리고 싺싹 씻었소.

... ...

문득 나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소

왜 이 썅채는 이렇게 싱싱 할까 ...

왜 이 썅채는 이렇게 퍼렇게 살아 있을까 ...

왜 이 썅채는 썩지도 아니 시들지도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