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한국 의존보다 조선족 사회 발전을 꾀할때

2004-05-22     운영자

계광현 요녕조선문보사장 인터뷰


<지난 17일 본사 주체 "국적회복과 조선족의미래" 심포지엄 참석한 계광현 사장과의 인터뷰를 가졌다. 재한 중국 동포들의 문제와 중국사회 지식인들의 이에 대한 견해를 듣도록 하겠다.>


▲ 한국에 나와있는 동포들의 불법체류 문제에 대한 중국 동포사회의 시각은 어떻합니까.

사실 어떤 경우에는 한국에 나온것 보다 더 잘사는 중국 동포들이 많이 있습니다. 한국만 나가면 일획천금을 할 수 있다는 소위 코리안 드림으로 자신이 중국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불법으로 한국으로 나가는 경우에 대해서는 안타까와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 입국하기 위해 빚을 많이지고 목숨까지 걸고 나오는 동포들을 보면 결코 이러한 현상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는 것이지요. 또한 이렇게 어렵사리 한국에 나온 동포들이 몇 년간 불법체류를 해가면서 한국인들이 잘 하지도 않는 어려운 일들을 도맡아 하면서 벌은 돈을 결국은 자신의 향락을 위해 소비하고 탕진 하는 모습을 볼 때 결코 한국에 가는 것을 긍정적으로 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중국 조선족 사회는 대 각성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는 분 중에는 한국에 왔다가 돈을 조금 벌고 그 밑천으로 한국음식점을 중국에서 차린 경우가 있습니다. 그 분 하는 말씀이 "왜 한국을 가려는가? 중국에도 할 것이 굉장히 많다. 괜스레 생소하고 문화적 환경도 맞지 않는 한국에가서 차별 받으며 고생하는 것보다 환경도 맞고, 자리잡기에도 편한 중국에서 한국에서 일하는 만큼만 일해도 충분히 성공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작정 계획도 없이 한국만 나가고 보자는 동포들의 생각은 절대 바로잡아야 하는 것 중에 하나 입니다.


▲ 중국에 돌아간 동포들의 한결 같은 이야기는 일자리가 없다는 것인데요

한국에 갔다온 동포들은 한국에서 하던 일을 중국에서는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그 힘들다는 3D업종의 식당청소, 농장일, 건설일등을 마다 않고 하면서 정작 중국에만 돌아오면 이러한 일들은 거들떠도 보지 않고 일이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물론 한국의 임금이 높기 때문에 기술이 없는 사람들이 이런 일들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언제까지 한국에만 가서는 안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자신의 고장에서 열심히 일할 것이 많은데 그런 것들은 결코 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시골에 사는 분들도 한국에만 갔다오면, 농장일을 한족들에게 시켜가면서 일하고, 가까운 거리도 택시를 타는등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됩니다. 이런 사고를 가지고는 중국에서 어떠한 일도 할 수 없는 것이지요.


▲ 한국에 불법체류하는 이유중에 하나는 거액의 입국 빚을 지는 것도 문제인데 이에 대한 중국 차원의 대안은 없는가요

입국 브로커들의 활동은 한국과 중국 브로커들의 커넥션으로 되어있어 단속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한 (중국) 중앙에서 이러한 입국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단속을 벌일 경황이 없습니다. 밀항문제에 관해서는 심각해서 중국해경이 엄중하게 단속을 하고 있어 예전보다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단속의 어려운 상황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속한 언론사나 지식인들이 이러한 거액의 송출비리를 경고하는 내용의 홍보와 계도를 많이 하고 있지만 조선족사회에서는 전혀 받아들여지고 있지않아 안타까울 뿐입니다.


▲ 동포유관단체들의 조선족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국에서 작년에 동포들을 위한 대규모 운동이 전개된 것을 알고 있습니다.
현재에도 계속 진행되고 있는 이러한 운동 특히 국적회복운동의 진정한 뜻은 동의할 만 합니다. 특히 국적을 원하는 이들에게 선택권을 주어 부모의 고향인 곳에 와서 살 수 있도록 하는 권리를 주자는 것은 동포사회에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을 진행하는데 있어 현재의 문제들을 해소해 가면서 한국과 중국과의 정식적인 문제제기를 통해서 해결해 나간다면 건전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한편 불법체류자들을 전면 사면하라는 주장은 억지라고 봅니다. 그것은 국적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즉 중국동포들은 한국이 동포라고 인정은 했지만 어디까지나 현실적으로 중국 공민인 것입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한국정부에 이러한 측면을 감안하여 합법적인 절차들을 통해 체류자격을 얻어야 하는데 동포들이 현재의 상황만을 주장하며 모든 불법을 합법으로 사면하라는 것은 전체 중국과 한국사회의 큰 시각에서 보지 못하는 잘못을 범하고 있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중국의 경제가 발전한다면 자연스레 이러한 고민은 없어질 것이라 봅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 한국이 중국보다 경제적으로 앞선 시점에서 동포들의 문제는 특별한 대책을 내놓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한가지 당부할 것은 현재 지위가 한국인이 조선족 동포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럴때 한국국민들은 동포를 따뜻하게 대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코리안 드림으로 왔다가 상처만 받고 돌아간 동포들이 부지기수 입니다. 이들은 심지어 원한 감정까지 품고 있습니다. 이것은 절대로 한국국민들이 잘못한 일입니다.

모국에 온 동포들 따뜻한 대우는 받지 못할 망정 원한을 품고 가는 일이 생긴다면 장차 한국사회의 미래는 밝지 못하다고 경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이제 고도로 성장하는 중국과의 관계속에서 조선족 동포들은 중요한 지위를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러한 실익적인 측면이 아니더라도 동포애로 이들을 순수하게 감싸 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 동포사회에서 후손들의 민족 정체성의 문제는 어떠하다고 보십니까.

적어도 3세까지만 해도 핏줄, 자기 고유문화에 대한 정체성이 확고한 편입니다. 그이유는 제가 보기로는 예전 중국 사회가 지역별 조차도 개방이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매일 보는 조선족 동포 사회의 문화만을 보아 왔기 때문이라 분석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의 개혁 개방으로 인해 중국 각 지역간 정보가 빠르게 교류되고 있어서 4세 이후의 조선족동포들은 민족 고유의 정체성을 많이 잃어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이러한 속에서 자신의 앞길을 보장받기위해서는 소위말하는 중국에 동화되어야 한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현실적인 문제가 아닐수 없습니다. 또한 앞으로 중국의 GNP가 지금의 2배정도만 된다고 해도 조선족 사회의 중국동화현상은 급속도로 진행 될 것입니다.

이를 막을 길은 없을 것으로 보이며, 예로 미국에 진출한 교포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후대로 내려갈수록 언어,문화를 잊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데로 한국을 바라고 오는 동포들을 따뜻하게 할 필요가 있고, 모국에 대한 긍지도 있어야 할 것이라 보며 현재 동포 사회와 한국사회와의 갈등을 반드시 해소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 한국사회와 동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2차대전후 일본은 중국에 거주하던 일본 교포들을 그 후손까지 심지어 일본 교포와 결혼한 중국인들까지 본국으로 송환했으며, 본국에서 그들이 살 수 있는 터전도 마련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은 조선족 동포들에 대한 어떠한 입장조차 나와있지 않은 사실은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또한 한국에 나왔던 동포들에 대해서 한국정부와 한국사회가 따뜻하게 받아 주지 않고 있다는 것도 비극이 아닐수 없습니다. 우선적으로 한국사회가 경제적으로 조선족 사회보다 훨씬 앞서 있기 때문에 이들을 잘 받아 주어야 합니다. 동포들이 수준이 낮고 문화가 다르다고 해서 헌신짝처럼 버려서는 안될 것이라 봅니다. 이러한 의식을 고치고 중국 200만 동포들을 순수한 마음으로 받아들일때 동포들도 모국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다시 살아 나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