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란전 , 박지성은 진정한 축구황제 [동영상]

2009-02-10     동북아신문 기자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 이란전의 휘슬이 울린 후 이란 파스 통신의 알리 케자 기자가 달려왔다.


그리고는 대뜸 " 박지성은 아시아의 진정한 축구 황제(Park is the real football king of Asia) " 라며 엄지 손가락을 세웠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었다. 1대1 무승부였지만 박지성(맨유)의 명성은 다시 한번 아시아를 진동했다.

후반 12분 이란 축구의 간판 자바드 네쿠남(오사수나)이 선제골을 터트렸을 때만해도 '산소탱크'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 조롱거리에 불과했다. 경기 내용도 시원찮았다. 하지만 이는 클라이맥스를 위한 서곡이었다. 24분 뒤 단 한 방으로 최고봉에 올랐다. 기성용이 찬 프리킥이 이란 골키퍼 라마티의 손을 맞고 튕겨 나오자 동물적인 감각으로 달려가 튕겨나온 볼을 머리로 받아 이란 골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베이징올림픽에서 말도 안되는 부진을 거듭하다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역전결승 투런홈런 한 방을 터뜨리고 모든 빚을 갚았던 이승엽이 생각나는 대활약이었다. 야구나 축구나 킬러는 역시 '한 방'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일깨워준 이란전이었다.

▶'캡틴' 박지성 출격=무패

허정무 A대표팀 감독은 11일 이란전 직후 박지성(맨유)에게 " 너도 힘들 때가 있니? " 라며 웃었다. '산소탱크'라지만 스스로도 " 테헤란으로 오면서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것 같다 " 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박지성은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켰다. 지난달 10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3대0 승)에서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찬 후 3승1무를 달렸다. 좀처럼 기분을 드러내지 않는 박지성이 이란전 후 웃음을 보였다.

▶골 순도는 200%

골에도 등급이 있다. 박지성의 골은 꼭 필요한 길목에서 터졌다. 2000년 6월 1호골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LG컵 마케도니아전에서 작렬시킨 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선 16강행을 결정짓는 축포의 주인공이었다. 조별리그 최종전 포르투갈전에서 이영표의 패스를 가슴으로 받아 오른발로 한 차례 트래핑한 후 왼발 강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결정된 2005년 6월 독일월드컵 최종예선 쿠웨이트전에서도 그의 발끝에서 골이 나왔다. 또 2006년 독일월드컵에선 거함 프랑스를 상대로도 동점골을 넣었다. 이란전에서 나온 10호골은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의 기폭제가 된 회심의 작품이었다.

스포츠조선 < 테헤란=김성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