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는 조선족들을 만나본다(5~6)
10월11일, 외사촌 동생인 동규와 동일이가 내가 왔다고 휴일을 타서 보러 왔다.
지난해 12월, 방취제로 입국한 동규와 친척방문으로 입국한 동일이 모두 일자리를 가지고있어 기뻤다. 처음에는 한국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었으나 지금은 회사와 사람들과도 잘 적응해가고있다는것, 그런 동생들을 보니 한시름 놓였다.
동규가 출국한 사이 아버지가 돌아가셨어도 그는 부친의 림종도 못 보았다. 그러나 한국에 나와 일을 하면서 돈을 좀 벌게 되자 이제 고향에 돌아가면 땅을 사서 낚시터라도 하나 꾸리겠다는 담찬 야망도 가지고있어 대견한 눈길로 동생을 다시 바라보았다. 열심히 일한 동일이는 이제 한국나온지 1년도 채 안되였으나 이미 한국돈 1000만원은 넘어 모았다고 한다. 화룡에 홀로 있는 어머니를 걱정해 동일이는 연길에 있는 마누라와 애를 모두 고향농촌에 올려보내 함께 지내게 한다고 했다. 잘했다고 했다. 그렇잖아도 이모부가 돌아간 후 두 아들마저 한국에 내보내고 적적해 할 이모한테 손녀라도 안겨드리면 그게 효자라고 칭찬했다.
점심은 대림에 있는 회집에서 광어회와 전어구이로 먹었다. 광어회는 한국돈으로 3만원이였는데 추가로 구운 꽁치와 해물전 그리고 해물탕이 올랐다.
《가을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말을 요즘 한국사람들은 많이 쓰고있다. 그만큼 전어 하면 가을전어를 최고로 치고 맛도 일품이라는것이다. 그 선전에 끌려 가을전어구이를 청했는데 특별히 맛있다고는 느껴지지 않고 그냥 생선구이이다.
생선 먹을줄 몰라서인가?
아무튼 동생들도 왜 전어가 맛있다고 하는지 리유를 잘 모르겠다고 고개만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나 《가을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데 허리가 시려오는 계절이 되니 고향의 가족들이 생각난다고 동생들은 향수에 젖어 말했다.
한국에서 살고있는 조선족들의 생활상을 보고싶어 간 곳이 바로 영등포구 대림동이다. 대림 말고도 서울의 가리봉동, 경기도 안산, 성남 등지에 조선족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데 대림에서 느껴본 조선족들은 느낌이 없다. 대림전철역을 나와 길옆에서 담배쉼을 하고있는 한국로인에게 조선족이 많이 살고있는 동네를 묻자 요아래 대림 2동을 가보란다. 조선족이 많다는것이다. 점심무렵이여서인지 거리는 조용하였고 가끔씩 중국글로 된 간판과 연길랭면, 양고기뀀점 등 글귀들이 이 곳이 조선족들이 많이 살고있는 곳이란걸 느끼게 했다.
한국사는 조선족 만나본다(6)
저녁에 친구인 영실이와 광호가 의정부에서 만나자고 해서 동생들과 전철역에서 헤여졌다. 전철을 타고 의정부에 이르니 벌써 날이 어두워졌다. 의정부에 있는 숯불조개구이집에 초대받았다.
키조개며 소라, 전복구이까지 비싼 해물들을 시켜먹으면서 친구는 한국사람들은 이런걸 돈이 아까워 못먹는다고 비웃었다. 술집에 가서 호기있게 돈쓰는데는 중국조선족들을 따를 한국사람들이 얼마 안된다고 했다.
친구의 호기로운 이 말에 수긍해야 할지, 아니면 반대해야 할지 나는 착잡했다. 가끔씩 손님접대로 그만한 호기는 부릴수 있어도 한국에 나온 목적이 돈벌이이고 보면 그래도 먹고 마시고 노는 유흥비에 많은 돈을 랑비하는것은 잘못된것이라고 친구들에게 말해주었다.
저녁이 깊어지자 밖에서 술마시는 술자리에도 추위가 찾아들었다.
한국도 낮과 밤의 일교차가 심해지고있었고 각일각 추위가 찾아 오고있는것 같다. 이야기꽃을 피워가면서 술을 한창 마시고있는데 뒤자리에서 술마시던 장정 셋이서 듣기에도 거북한 쌍욕을 해대면서 옥신각신하고있었다. 친구 영실이가 그 사람들을 뒤돌아보더니 별일 아니라는듯이 한국에서는 저녁이면 저런 사람들을 도시곳곳에서 볼수있다면서 한국사람들의 술문화는 선진국 답지않게 뒤처져있다고 혹평했다. 한국사람들이 술에 잘 취하는것은 한국소주가 마시기 쉬운데 있다고 본다. 한국소주는 중국술처럼 도수가 높지 않아 입에 대기 좋으므로 과량섭취할수 있는 결점이 있다. 그렇게 맹물처럼 퍼마신 술은 과량이 될수밖에 없으며 취하지 않을수 없게 된다. 한국소주는 중국술처럼 알각잔에 조금식 베여마시는것이 아니고 큰잔에 부어 단숨에 들이키는것이 용이하기때문에 술도 더 취하게 되는것 같다.
신선한 조개구이를 참 맛있게 잘 먹었다. 9만원이 나왔다. 영실이가 결산했다. 잘 먹어준데 비하면 9만원이면 눅은 값이란다. 중국돈이면 500원돈이다. 중국에서도 해산물을 먹자면 이 정도 돈을 써야 하지 않을가?
점점 한국과 중국의 소비수준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생활이 이제 막 1년이 돼가는 광호가 한국이 중국보다 더 부유하다고 하는데 도대체 무엇때문에 더 부유하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몇가지 대비를 했다. 서민적인 소비대비를 해봐야 그 나라가 잘 사느냐 못 사느냐가 대조된다고 해서 몇가지 서민생활을 둘러싼 대비를 했다.
그 하나로 한국은 고기를 제대로 먹을수 있느냐는것이다. 한우를 먹고 싶을 때 먹고 싶은만큼 먹을수 있는 한국서민들은 그리 많지 않다고 들었다. 중국은 소고기를 못먹어 힘들어하는 서민층은 그리 많지 않다는 주장이다. 술자리도 보면 한국사람들은 돈때문에 진수성찬을 먹지 못하고 있으며 료리집에 가서 한상 가득 차려놓고 맥주병을 기울이는 사람들은 그래도 중국사람들이라는것이다. 괴일도 비싸서 사먹기 저어돼, 쌀도 현미쌀같은건 귀하고 비싸서 잘 못먹어… 먹는데서는 한국사람들은 중국사람들에 비해 절대 부자라고 말할수 없다고 광호가 가슴치며 장담했다.
술 뒤끝에 친구를 위로한다면서 노래방에 가잔다.
부근에 있는 노래방비슷한데로 들어가니 지배인인듯한 젊은 녀인이 나와 아가씨가 어쩌고 저쩌고 써비스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두시간 료금이 기본으로 55만원이 나온다고 귀띔했다.
인민페 3000원선이다.
도대체 한국의 노래방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길래 이만큼 비싼 돈이 필요한지 모르겠으나 노래방 지배인 역시 들어서는 초라한 꼬라지의 조선족동포녀석들이 비싼 노래방인줄 모르고 땡전 한푼도 없으면서 설쳐대다가 랑패를 볼가봐 미리 귀띔한것 같다.
한국에서도 일반 노래방의 비용은 많아야 5만원선이라는데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것 같다. 광호는 가능하게 그 노래방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별짓 다 하고 노는 성인오락장소일거라고 단언했다. 도대체 어떤 짓거리들이 벌어지기에 두시간에 55만원의 비용이 필요한지는 모르겠으나 그만큼한 돈을 내고도 그런 오락을 즐길수있는 사람들이 있길래 그런 노래방들이 존재하고 성업하고있는것 같다.
밤은 깊어가고 피곤한 몸을 휴식할수 있는 곳은 찾아야겠기에 부근의 모텔에서 하루밤 류숙하기로 했다.
모텔료금은 일반 5만원, 특실 5만 5000원이라고 해서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5000원을 더 내고 특실에 들었다. 영실이가 카드로 모텔비를 먼저 결재하는듯 했다. 모텔로비에서 비누 샴푸, 일화용 세면도구들이 든 비닐빽을 하나 내주는데 거기에는 녀성들이 쓰는 질세척제와 콘돔이 버젓이 들어있었다.
한국의 모텔들은 대부분 남녀간의 정사를 나누는 색정장소로 많이 제공된다고 들었다. 모텔은 한국사회가 내놓고 시인하는 남녀불륜의 현장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의 밤거리를 거닐다보면 색정봉사내용이 버젓이 적힌 전단지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전화 한 통화면 모든 색정 써비스가 가능하다고 한다. 돈만 있으면 녀자들의 몸이 지갑보다 더 쉽게 열리는 곳이며 돈이 있으면 뭐든지 다 ok인 곳이 바로 한국이다. 그러나 가족을 떠나 타향객지 생활을 하고있는 조선족들이 주색에 빠져 돈도 날리고 병도 얻는 페단도 있다고하니 자제해야 할 일이 아닐수 없다.
길림신문